2008년 11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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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퍼도 슬프지 않고 힘들어도 힘들지 않아요.
왜냐면 그렇게 생각하면 괴롭잖아요. 그래서 가능하면 슬프다는걸 어서 잊어버리려고 해요.
나는 오늘 무척이나 슬펐습니다.
언제나, 언제나 이것은 나를 슬프게 해요.
몇번을 겪어도 몇번을 겪어도
나아지지가 않네요.
화 내는것을 참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느새부턴가 그렇게 되어 있었어요.
화 내는게 싫고, 화내는 내 모습이 싫고, 그 결과가 싫고 싫은 일 뿐이라고 생각해서
화 내지 말자, 분해하지도 말자, 라고 생각했더니
어느 새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나는 참 기뻤어요.
언제나 평정심을 가지고 사람을 대하고 싶었거든요.
무언가를 요구하거나, 요구받지 못하거나 하는 것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었어요.
화 내지 않으면 미친 사람 처럼 보이지도 않을 것이고,
심한 말도 하지 않게 될 것이고, 좋은 일 밖에 없다고 생각했죠.
근데, 정말 그런가?
나에게 많이 기대하지 않는 사람이 좋아요.
일이면 일관계 이외에는 볼 일도 없을 그런 사람들이 정말로 사랑스러워요.
그럼 인형에게 애정을 쏟듯이 사람들을 마음껏 사랑해도
상처받을 일도 없고 돌려받지 못했다고 슬퍼할 일도 없고
모든, 모든 관계에서 그렇게 하면 안 될까요?
사람들은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원하고
나도 사람들이 할 수 없는 것을 바라지 않고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않잖아요.
난 정말 헷갈리게 살고 싶지 않아요. 헷갈리게 안살래요.
사람들이 이다지도 사랑스러운데 사랑하지 않고 살기도 싫고
오는 사람 안 막고 가는 사람 붙잡아 가면서
세상이 슬퍼도 괴로워도 사람이 날 아프게 해도
견딜 수 있어.
그래. 참으면, 참으면.
고요하게 앉아서 물 흐르듯이 지나가도록
이 감정이 유수에 씻겨 내려가도록 놔두면
나는 깨끗해 지고
근데 그러면 상대방은?
함께 폭포에 앉아서 도 닦을까?
도피하지 않고, 똑바로 똑바로 보기로 그렇게 생각했어요.
이번에는 그러지 않을 거라고,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
만약 최악으로 치닫더라도, 그래도 그때는 참으면 되잖아? 그러기 위해 기른 인내심이 아니었나.
내 슬픔을 정화시켜서 긍정적으로 세상을 보며는
그럼 세상도 웃는 낯을 보여 줄 거라고..
지금 비록 틀리고, 어리석고, 괴롭고, 비참해도
피하지 않는다면 괜찮지 않을까, 그런 사람이 진짜 강한 사람이 아닐까.
그런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었던게 아닐까. 지금은 길을 잘못 든 게 아닐까.
내일은 반드시 오늘 보다 좋은 일이 많이 있지 않을까.
여기서 사라지면 만나지 못할 사람들이 많이 있지 않을까.
사라지는건 한 순간이지만 그보다 더 긴 시간동안 기억되고 싶었던게 아니었던가.
그런저런 생각..
내가 외롭다고 해서 더 비참할 것도 없고, 더 슬플 것도 없고.
지금 내가 이러는 와중에도 난 잃은것 보다 잃을게 더 많은 사람이었죠.
버리는건 얼마나 취약하고 어리석은 방법이었는지.
지키는건 얼마나 고통스럽고 인내하는 방법이었을지.
이악무는건 그만두고 한번 더 웃으면 어떨지.
# by | 2008/11/03 05:19











